대한보건교육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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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심각해지는 청소년 자살! 예방할 수 있나요?”
사무처10-13 09:55
“날로 심각해지는 청소년 자살! 예방할 수 있나요?”
가천길병원 정신과 조인희 교수, 자살 예방사업 시행 해야...  

몇 주 전 동네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 있었다. 인근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 개학날 아침,  아파트에서 투신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때문이다.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반에서 왕따 취급을 받았다던 이 학생은 그 날 아침, 주변 친구들에게 ‘잘 있어’는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이 이야기가 더 가슴 아픈 이유는 요즈음 우리 아이들 학교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흔한 이야기 중 하나가 되어 버렸다는 사실 때문이다. 학교가 도대체 어떤 곳이었기에 이제 갓 중학교에 입학한 어린 학생이 학교를 피해서 자신의 꽃다운 삶과 미래,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의 삶을 모두 버린 것인지?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자살율은 최근 10년 사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얼마 전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앞두고 발표된 2009년 통계에서도 전체 자살자수는 15,413명으로 전년대비 19.3% 증가하여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10대 청소년의 자살율이 크게 늘어 작년까지 운수사고에 이어 2위를 차지하였던 자살이 10대 사망원인의 1위가 되었으며 인구 10만명당 자살율이 전년대비 40.7%의 증가율을 보여 연령대별 증가율에서도 1순위를 차지하였다.

날로 늘어가는 10대 청소년의 자살을 예방하고 위기상황의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청소년의 자살은 성인의 자살보다 ‘충동적이고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경향’이 높아서 ‘예측이 불가능한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거나 이전에 자해 및 자살 기도한 적이 있는 경우가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큰 문제를 드러내지 않던 아이가 성적저하나 부모의 심한 꾸지람이후 충동적으로 자살시도를 하는 예를 종종 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사회문화적인 영향을 많이 받을 뿐 아니라 청소년기의 특징 중 하나인 ‘피암시성’으로 인해 동반자살이나 모방자살이 흔한 것도 또 다른 특징이다.

응급실 담당을 하던 시절에 만났던 한 아이가 불현 듯 생각난다. 가정불화라는 동병상련의 문제를 함께 가지고 있어서 항상 서로 위안이 되었던 단짝 친구가 어느 날 방과 후 “같이 죽을래?”라고 묻는 말 한마디 때문에 앞뒤 생각없이 수면제를 다량 복용했던 한 중학생이 막상 자신이 약을 먹고 나자 주저하던 친구의 모습에서 깊은 배신감을 느끼고는 응급실에 온 후로 내내 ‘내가 왜 바보처럼 그 친구 때문에 죽으려했는지 후회된다’고 말하며 서럽게 울던 모습이 기억이 난다. 그 날 아침 집을 나설 때만 해도 죽을 마음은 전혀 없었던 아이가 자살기도를 한 후 응급실에서 자신이 왜 이렇게 어리석을까 울음을 터뜨리는 것, 이것이 바로 청소년 자살충동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충동적 자살은 전혀 예측하거나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청소년 자살은 반드시 예방할 수 있다. 청소년 자살은 반드시 예방할 수 있는 재난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학교, 가정,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자살 징후의 특징, 위험요인 또는 보호요인에 대해 충분한 교육을 통해 알고 있다면 우리 주변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의 표정과 몸짓을 알아채고 적절한 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주변 사람에게 “안녕”,“잘있어”라는 메시지나 말을 남긴다던가  자신이 쓰던 물건을 갑자기 나눠주는 행동처럼 평소 우리가 무심코 넘겨버리는 말이나 행동이 사실은 타인의 도움을 청하는 절박한 생의 마지막 외침, 즉 자살의 위험징후라는 것을 주변 누군가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즉각적으로 생명을 구하기 위한 행동을 실행에 옮겼다면 그 날 아침, 우리는 그 어린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생명의 수문장(gate keeper)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최근 수년간 발표된 조사결과들을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상당수가 성적부진, 학교적응의 어려움으로 우울감을 호소하며 자살충동을 느끼고, 점점 많은 수의 학생들이 종국에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병원 진료실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이나 두통을 호소하며 조퇴하거나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들이 점점 늘고 있으며 이들 역시 높은 자살사고를 보고 하는 예가 많다. 이러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모든 문제를 그저 개개인이 책임지고 스스로 헤쳐나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제는 우리도 선진국들의 자살예방 노력의 사례들을 거울삼아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청소년 지킴이 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최근 수년 사이에 청소년 정신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자살예방을 위한 직접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이나 대책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자살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시행하기 위하여 관련 법규를 제정하고 예산 확보 및 이에 따른 다양한 예방사업을 시행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다음으로 학교, 가정,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예방사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청소년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곳이 학교인 만큼 학교를 중심으로 하여 가정, 지역사회 자원을 연결하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예방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교사와 부모에 대한 지속적인 수문장 교육과 함께 학생들에게 직접 구체적인 스트레스 관리방법과 생명존중의 의미, 친구 또는 자신에게 자살충동이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방법과 시스템에 대해 배우고, 토론하고, 학습하는 교육이 정규 교육과정으로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청소년기는 인생의 그 어느 시기보다 감정적 사건에 대한 동요와 방황이 큰 시기이다. 그런만큼 ‘베르테르 효과’라 불리는 모방자살, 즉 유명인이나 영향력 있는 사람의 자살사건이나 보도가 만들어내는 파급효과 또한 크다고 할 수 있다. 2008년 유명연예인의 자살사건이 언론을 통해 자세히 보도되었던 10월의 자살율이 예년대비 약 60%, 그 해 전체 자살의 약 14%를 차지한 것만 보아도 자살사건의 피암시성 및 전염성의 위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유명 연예인들의 자살사건에 대한 우리나라 언론들의 보도 행태는 실망을 넘어서 경악을 금할 수 없게 만든다. 자살에 대한 자세한 묘사와 기사가 넘쳐나고 빈소나 장례식 장 모습이 생중계되는 보도 행태를 보면서 언론기관의 자정노력과 정부차원의 개선방안이 절실히 요구된다.  

자살은 예방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 사회, 학교, 가정 그리고 우리 한사람, 한사람이 생명의 수문장 역할을 하는 그 날, 우리는 OECD 국가 제 1의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고 다음세대에 더 아름답고 생명을 소중히 하는 국가를 자산으로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자료제공 : 가천의대길병원 정신과 조인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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